잠을 좀 손해 보고 살면, 인생은 손해 보지 않는다 <구자관 칼럼 29>

일단 잠 좀 덜 자는 사람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다. 일하는 것 싫은 사람에겐 하고 싶지 않은 소리지만...

가 -가 +

구자관
기사입력 2022-01-07 [21:04]

구자관 대표책임사원 칼럼 (29) 얼리 버드

잠을 좀 손해 보고 살면, 인생은 손해 보지 않는다

나를 철 들게 한 두 여인은...

 

▲  오전 6시 10분에 회의를 하는 회사라면 잘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 운영자

 

       새벽에 일어나기 싫다는 나를 깨우시면서 

       속상해 하시던 어머니 생각에 지금도 눈물이

 

[yeowonnews.com=구자관] 새벽잠 깊이 들었는데 누가 깨우는 것처럼 야속하고 짜증 나는 경우도 드물다, 그것도 새벽 3시가 좀 지나서. 아마도 그 시간에 누가 일어나라고 깨운다면, 화낼사람도 있을 것이고, 심한 경우 싸우러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새벽마다 4시도 안 돼서 깨우는 사람이 있었다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매일 새벽 3시가 좀 지나면 나를 깨우셨다. 물론 나는 어머니가 깨우는 소리에, 한 번에, 냉큼 일어난 경우는 절대로 없다. 그래도 어머니는 새벽 그 시간만 되면 나를 깨우셨다. 

 

새벽 3-4시. 다른 애들이 세상 모르고 자는 시간이다. 어른이 된 다음, 우리 어머니가 나를 깨우시면서 얼마나 안타까우셨을까, 를 생각하면 어머니께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새벽에 나를 깨우시면서, 일어나기 싫다는 나를 깨우시면서 속상해 하시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온다. 

 

그러니까 나의 소년 시절과 젊은 시절 가장 모자라는 것은 돈이 아니라 잠이었다. 또는 내가 부잣집 아들이었다면, 잠을 더 잘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허지만 잠을 많이 자면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다. 

 

새벽이면 엄마가 나를 깨우셨다. 다른 아이들과 나는 잠에서 깨어 일어나는 시간부터가 달랐다. 다른 아이들이 곤히 잠자는 시간에 나는 일하러 가야 한다. 다른 아이들이 깨끗한 옷을 입고 교실에서 공부하는 시간에, 나는 공장에서 깜장탈을 쓰고 중노동에 종사해야 한다.

 

나를 부지런하게, 새벽잠에서 깨워주고, 그렇게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것으로 해서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려준 사람은 두 분의 여성이었다, 한 분은 어머니. 그리고 한 분은 ’아침에 뜨는 해는 잡을 수가 있지만, 저녁에 지는 해는 잡을 수가 없다” 하신, 우리 회사의 그 여사님. 그 두 분의 여성으로 해서 지금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조찬회를 서너군데씩 참석하는 나. 얼리버드인 내가 있다.

 

▲ 얼리버드 티켓 사는 젊은이들을 좋아한다. 얼리버드는 예술의 전당에서 50%나...© 운영자

 

      파브로 피카소도 앙리 마티스도 좋아하는 얼리버드

      이른 새벽, 떨며 백화점 찾는 얼리버드 비난하지 말자

 

얼리버드 티켓.. 말하자면 일찍 일어나는 사람을 잘 모시겠다는 뜻이 포함된 얼리버드 티켓. 물론 영업 정책의 하나로 극장이나 백화점 등이 얼리버드 제도를 활용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 잠꾸러기 되지 말라는 격려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면 더 좋은 일일텐데....

 

파블로 피카소도 얼리버드를 좋아하나 보다. 앙리 마티스도 얼리버드를 좋아하나 보다. 작년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된 파블로 피카소나 앙리 마티스 전시회도 얼리버드는 50% 할인이었다. 용돈 풍부하지 않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좋아했다고 한다. 

 

나는 얼리버드 티켓을 사는 젊은이들을 좋아한다. 얼리버드라는 이유만으로 좋아할 이유가 성립된다. 이른 새벽 백화점. 유명 외국 화장품 할인 판매장에 남보다 일찍 들어가려고 새벽 공기에 흰 입김을 내보내며 떨고 있는 유명화장품 마니아를 비난하지 말자. 새벽에 뭔가 하려고 나섰다는 것 자체가 점수 한 점 더 받을만 하지 않은가?

 

5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중반까지 극장에는 ’조조할인‘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아침부터 낮 12시까지 가면 입장료를 깍아주는 제도였다. 물론 나 같은 사람은 얼리버드 혜택이라는 극장의 ’조조할인‘ 관람도 모르는채 젊음을 다 보냈지만, 얼리버드로 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 건 사실이다. 

 

“아침에 뜨는 해는 잡을 수가 있지만 저녁에 지는 해는 잡을 수가 없다.”는 여사님의 그 말씀도 아침을 유난히 강조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여사님의 그 한 마디 말씀은 나의 잠자는 습관, 아니 잠에서 깨는 습관을 바꿔 놓았다.  

 

잠은 위대하다. 잠에서 깨는 습관이든 잠 드는 습관이든, 잠은 인생을 바꿔 놓기에 충분할 만큼 위대하다. 그러나 잠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잠에서 깨는 시간이 더 위대하다. 

 

어머니만 생각하면 터지는 눈물...그렇다. 어머니는 나의 눈물이다. 힘들게 자란 모든 사람들의 어머니는 눈물이다. 아니 힘들게 자라지 않은 사람에게도 어머니는 어차피 눈물이다. 

 

깊은 잠에 빠져, 어머니가 흔들어도 못 일어나던 아들에게 어미니는 야단도 치지 않으셨다. 다만 속 상해 하실 뿐.... 그런데 ’아침에 뜨는 해와 저녁에 지는 해‘를 앞세워 나를 일깨우시던 우리 회사의 그 여사님은, 어머니와는 달랐다. 

 

어머니는 아침에 뜨는 해건 저녁에 지는 해건 상관 없이 나를 야단치는 법이 없었지만, 그 여사님은 대놓고 나를 야단치신 거 아닌가? 덕분에 나는 원래 이른 아침에 뜨는 해였는데, 그 여사님 덕분에 더욱 새벽에 뜨는 해가 되었다. 

   

▲  새벽 일찍 일을 시작하면 능율이 난다는 것을 일찍 일어나 본 사람은 잘 알고 있다    © 운영자

 

        지금도 나는 이른 아침, 아니 새벽애 깨는 얼리버드다.

        지금도 잠은 늦게 잔다. 하루에 무려 4시간씩이나 잔다.

 

내가 무슨 큰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를 아침형 인간, 아니 새벽형 인간으로 만들어 주신 어머니와, 뜨는 해 지는 해를 앞세워 나를 정신 버쩍 차리게 해주신 그 여사님 덕분에, 비록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나지만, 새벽부터 뛰는 CEO가 되어, 부지런한 사업가라는 소리를 들으며 산다. 

 

그렇게 부지런을 떠는 사생활이야 나 혼자 피곤하면 되지만, 사원들도 얼리버드가 되었다. 회의를 이른 아침 6시 10분에 하는 회사... 처음에 그 제도를 시작했을 때, 그런 회사가 어딨느냐고, 부인과 다투기까지 했다는 사원도 있었다. 

 

이 중견사원이 6시 10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선 아무리 늦어도 새벽 4시 30분에서 5시엔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깨는 소리에 부인까지 깨는 등 법석(?)이 나기도 했지만, 그 후 회의가 있는 전날엔 아예 빈방에 들어가서 혼자 자고 나온다는 것이다. 

 

사원들을 너무 일찍 출근하게 하면 매력 없는 사장 된다고 충고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회의 시간 때문에 너무 일찍 출근하는 것이 싫어서 사표 낸 사원이 우리 회사에는 한 사람도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부지런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물론, 우리 회사가 아침 회의를 6시 10분에 할 수 있게 되었고, 우리 회사 사원들도 이제는 거의 새벽에 깨는 새, 얼리버드가 되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야 공장 출근 시간에 늦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처럼 저녁 먹고 공부 좀 하다가 자는 것이 아니다. 나는 야갼 학교를 다녔다. 다른 아이들이, 공부 끝내고 집에 가는 시간에 나는 학교로 간다. 야간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밤 10시가 넘는다. 집에 와서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또 허겁지겁 씻고, 12시 또는 12시 넘는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새벽 4시면 일어나 공장에 가야 하니, 기껏 자야 4시간 자는 거다. 그렇게 정신 없이 깊은 잠에 빠진 어린 아들을, 일어나기 싫다는 아들을 깨우는 엄마 마음이 오죽했을까? 

 

나이 들어 엄마가 돌아가신 다음, 나는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밤새워 운 날이 여러차례다. 어려선 몰랐던 엄마 마음이, 나이 들어갈수록 또렷해진다. 그리고 지금도 감사한다. 

 

그렇게 새벽잠에서 깨워주신 엄마 덕분에 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아침에 뜨는 해는 잡을 수가 있지만, 저녁에 지는 해는 잡을 수가 없다”는 여사님 아침 철학의 신봉자가 되어 있다 

 

나는 아침에, 아니 새벽애 깨는 새다. 지금도 물론 새벽에 일어난다. 지금도 공부한다. 지금도 잠은 늦게 잔다. 하루에 무려 4시간씩이나 잔다. 

 

구자관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구자관 #삼구 inc #대표책임사원 #얼리버드 #여사님 #피카소 #마티스 #여원뉴스 관련기사

댓글

i

댓글 수정 및 삭제는 PC버전에서만 가능합니다.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여원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