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장려금만 받고 먹튀.. 인구 줄어드는 지자체의 고민

근본적으로, 저출산정책에 문제 있다. 무책임, 무정책, 거기다 무능까지 곁들인 거 아닌지....

가 -가 +

김미혜
기사입력 2019-11-18 [14:09]

 출산율 1위 해남, 인구는 줄어들어 `한숨`

화끈한 출산장려금 지원에 작

년 해남·영광 합계출산율 1.89·1.81명 전국 평균 2배
인구는 매년 1000명씩 감소, 돈만 받고 타지역 `먹튀` 골치


"유모차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지난 9일 전라남도 해남군 군민광장 야외무대에서 `아이사랑 유모차 축제`가 열렸다. 유모차 50여 대를 앞세우고 군민이 함께 번화가를 행진했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행사로 올해 5년째다. 해남군은 명실상부한 합계출산율 전국 1위다.


정부가 발표한 합계출산율에서 해남군은 2018년 말 기준 1.89명으로 전국 평균 0.98명의 두 배 수준이다. 그것도 2012년 1위에 오른 뒤 2018년까지 7년간 선두를 지키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15~49세) 여성이 실제 아이를 낳은 비율. 인구수 등이 서로 다른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소도시 등 지역 간에 출산이 얼마나 많은지를 비교하기 위해 쓰는 지표다. 출생아 수가 같아도 가임기 여성이 많은 곳은 합계출산율이 낮아진다.

 

▲지난 9일 해남군 군민광장 등지에서 열린 `아이사랑 유모차 축제`에 참석한 부모들이 아이가 탄 유모차를 밀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해남군]     © 운영자

 

해남군이 합계출산율 선두에 오른 건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덕분이다. 해남군은 2008년에 전국 최초로 `출산장려팀`을 만들었다. 1969년 23만명에 달하던 인구가 2000년 10만명 선이 깨지고 매년 수천 명씩 줄어들자 특단의 출산대책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다른 지자체보다 먼저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2012년부터 첫째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 720만원을 준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안형주 해남군 출산장려팀장은 "돈만 준다고 아이를 낳는 게 아니다"며 "아이를 낳아 키우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폭발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해남군에서는 처음 합계출산율 1위를 차지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5253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올해도 10월 말 현재 434명이 출생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해남군 인구가 해마다 줄고 있다는 것이다. 해남군 인구는 2012년 7만8150명에서 2015년 7만6194명, 지난해 말에는 7만1901명으로 7년 내내 매년 1000명 이상씩 감소했다.

 

해남군 외에도 합계출산율이 높은 곳은 대부분 인구가 적은 군단위 농촌 지자체들이다. 도시에 비해 농촌에 노인이 많고 가임기 여성이 적은데 각종 혜택으로 아이를 낳은 비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남군에 이어 합계출산율 2위인 전남 영광군은 지금 한창 뜨는 `출산의 고장`이다. 영광군 합계출산율은 2015년 1.652명, 2016년 1.656명, 2017년 1.544명으로 전라남도 평균과 비슷했다. 그러던 게 지난해에 1.816명으로 급상승했다. 2017년부터 출산정책계를 만들고 올해 인구일자리정책실로 확대한 영향이다.

 

 

영광군에서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476명이 태어나 지난 한 해 동안 태어난 410명을 이미 넘어섰다. 영광군도 해남군처럼 `돈 보따리`를 화끈하게 풀었다. 올해부터 결혼하면 500만원을 준다. 출산장려금도 대폭 올렸다.

 

첫째는 240만원 주던 것을 500만원으로, 둘째는 4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늘어난 것. 열 명 이상 출산하면 3500만원을 준다. 영광군의 관련 예산은 올해 50억원 정도 편성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광군 인구 역시 해남군처럼 감소세다. 영광군 인구는 2015년 5만7017명에서 2017년 5만5632명, 올해 10월 현재 5만3889명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경상북도 의성군도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63명으로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의성군 합계출산율은 1.4~1.6명을 유지하고 있다. 의성군이 도내 최고 합계출산율을 기록하는 데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출산정책과 보육서비스 제공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의성군이 출산장려책에 적극 나선 것은 `소멸 위험`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은 전국 지자체 중 소멸 위험 1위 지역으로 의성군을 꼽았다. 이처럼 농촌 지자체들의 출산장려책에 힘입어 합계출산율이 높아졌지만 인구가 줄자 일각에서는 지자체 출산장려책을 둘러싸고 아이만 낳고 지역을 떠나는 `먹튀` 우려까지 제기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해남군에 거주하는 0세 유아는 810명이었지만 6년이 지난 2018년 말 만 6세인 어린이는 469명에 불과했다. 전출입과 관련해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출산장려금 등을 지원받아 태어난 아기의 40%에 해당하는 어린이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인구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이 지역별 인구구조에 따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헌 강원연구원 사회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출산 장려도 중요하지만 20·30대 인구 유출을 막는 게 지방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미혜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출산장려금#먹튀논란#임신#출산#여원뉴스 관련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여원뉴스. All rights reserved.